글로벌 라틴아메리카(역사 일반)/제4장 고대문명 개관

제 4장, 다섯: 금수저 커플이 항상 행복한 건 아니야

우이닉 2023. 5. 16. 19:55

금수저 커플이 항상 행복한 건 아니야

현실적으로 보자면 이게 사실 같은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즉 강이 주는 혜택을 이용하여 발달한 문명을 이룩한 동서양의 문명처럼 아메리카 대륙의 고대문명도 그렇게 자연이 주는 환경을 이용하여 비록 그게 강의 형태는 아닐지언정- 문명을 발달시켰다는 점에서 유사하다고도 말할 수 있지요.

그러나 여기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동서양의 경우는 전제 조건으로 강이나 물이 존재한다면 아메리카 대륙의 경우 강이나 물은 그 과정이거나 결과물에 가깝다고 하는 점이 다릅니다.

사람이 연애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가난한 사람과 사귀면 행복할 수 없다는 전제가 동서양의 경우입니다. 즉 비옥한 강이 주는 풍성한 농업 생산성이 없다면 좋은 문명이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생각을 하는 인간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 다 필요 없고 나는 사랑이 제일 중요해, 그래서 그놈의 사랑 타령으로 사귀지요. 그러다가 그 사람과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돈을 버는 거예요. 즉 돈이 물이고 풍부한 생산성이라는 것입니다. 돈은 목표가 아니고 과정이요 결과인 겁니다. 이 장소가 너무 사랑스러운데 이곳에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수로를 만들고 종자를 개량하고 다양한 농법을 개발하는 것이지요. 본질은 사랑이고 목표는 그 사랑하는 인간과 편하게 살고 싶다. 그래서 옥수수, 감자 수확 좀 많이 해보자는 겁니. 어떤 커플이 더 행복하게 잘 살까요? 전자의 금수저 커플이 잘살 확률이 높겠지요. 월급 받아 저축해서 여유 있게 사는 게 어디 쉽겠습니까. 그렇지만 흙수저를 사랑한 사람이 금수저 커플보다 항상 불행한 것은 아니지요. 아니 오히려 본질을 본다면 흙수저 커플이 더욱 행복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멕시코가 좋고 중남미 사람들이 얄밉고 짜증 나지만 미울 수가 없네요.

금수저 커플이 돈 욕심에 흙수저 커플을 침략하고 그 흙으로 만든 수저마져 빼앗아 간 것이 1492년의 사건이요, 이를 계기로 기득권을 잡은 인간들이 쓴 역사에 세계 4대 문명이라는 말이 실리게 된 것입니다.

서양 문명의 발전은 수직적인 혹은 직선적인 진화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좋고 나쁜 것, 위와 아래, 더 많은 것과 적은 것,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이라는 수직적인 가치가 존재하지요. 그러나 아메리카 대륙은 그러한 수직적이고 양적이며 직선적인 발전의 양태가 적었어요. 즉 훨씬 더 다양한 요소의 행복을 생각하였다는 것이고, 이는 곧 생산량, 효율, 속도와 같은 가치와는 조금 달랐다는 것이지요.

물은 인간에게 공기와 마찬가지로 생활, 아니 생존에 절대로 필요한 요소인 점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절대적이고 결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또한 물을 얻고 이용하는 방법은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다양했습니다. 그런데도 단순히 서방의 예가 마치 유일한 방식이요 가치라고 생각하는 데에 의문을 제기해 봅니다.

오늘날 유럽의 식민지 착취의 전통이 만든 경제 빈곤 때문에 서양의 시각에서 본 세계 4대 문명 안에 끼지 못하는 부당함은 겪고 있지만 아메리카 대륙의 고대문화는 단지 기술면에서도 같은 시기 서양의 그것에 비하여 절대로 떨어지지 않았습니. 그리고 그들의 문화는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모든 인류의 문명은 하천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해도- 단순히 예외가 아닌 엄연한 인류의 다양한 가능성을 넓힐 수 있는 문명의 예로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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