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놈이 주인이 되어
이번 장의 중심 구도는 아메리카와 유럽의 만남을 통해 맨 처음에 형성된 라틴아메리카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배경이 무엇인지를 이해해 보는 것입니다. 처음에 형성되어, 변화를 거쳐, 발전된 다음에 이후 갈등의 국면을 거치는 계기가 애당초의 처음에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책에서, 이번 장에서 모든 것을 한꺼번에 풀어낼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차근차근 보아갈 것이지만 지금은 그 첫 단추가 어떻게 끼워졌는가를 보는 거예요.
제가 아메리카와 유럽의 만남을 통해 맨 처음 형성되었다고 말했는데, 이게 아주 중요한 말입니다. 우리가 앞 장에서 다룬 1492년 이전의 가치와 구조 등이 유럽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철저히 부정되고 새롭게 유럽의 것이 이식되어 결국 유럽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곳 아메리카 원주민의 것도 아닌 제3의 라틴아메리카 사회가 만들어진 계기가 바로 지금 우리가 공부하려는 ‘아메리카와 유럽의 만남’이라는 사건을 통해서입니다.
그 당시 정복을 한 백인들이 오늘날까지도 기득권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중남미에 가보십시오. 백인 거지가 있나요? 없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하게 사는 사람 중에 백인은 거의 없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된 극단적이지만 분명한 이유가 1492년에 최초로 형성된 사회구조에 있습니다. 즉 그때의 지배자들인 백인들이 지금까지도 지배세력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런 사람들이 가난할 일이 없습니다. 거지가 될 일은 더욱 없구요. 물론 백인 거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피부의 하얀 정도와 경제력을 조사해서 그래프를 그린다면 분명히 비례 관계입니다. 그런 연구를 아직 발견하지 못해 여기에 인용할 수 없음이 애석할 따름입니다만, 과연 그런 연구를 할 사람이 있을까 싶습니다. 인종 갈등을 조장하는 결과가 될 테니까요.
아무튼 오늘날의 라틴아메리카 사회 계층 구조에 1492년의 사건이 핵심에 있습니다. 오늘날 정치 갈등의 배경에 직간접으로 1492년의 이야기가 반복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좀 극단적으로 보면 오늘날의 라틴아메리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늘날의 라틴아메리카의 갈등, 대안, 고통과 그들의 실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492년 사건의 이해가 필수입니다. 이런 배경을 가지고 1492년 사건의 구체적인 면들을 살펴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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